[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희년을 공식 선포하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두려움과 낙담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5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聖門) 앞에서 주님 승천 대축일 저녁 기도회를 주례하면서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Spes Non Confundit, Hope Dose Not Disappoint)를 통해 2025년 희년을 선포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가끔 지치고 상처받는 일상에서 희망이 필요하다”며 “우리 마음은 진실과 선과 아름다움을 갈망하고, 우리의 소망은 어떤 어두움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이 희년을 선포할 때 교황 양옆에는 추기경과 주교, 수도자, 외교사절 등 200여 명이 자리했다. 주님 승천 대축일에 앞서 마련된 이날 전례에서 교황은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안과 밖 모든 것들이 희망을 갈망하고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추구하고 있다”며 2025년 희년의 주제가 희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에 따르면, 올해 12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이 열리며 희년이 시작돼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칙서에는 2025년 희년의 취지가 “신앙인들은 구원의 통로인 예수님과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가져야 하고, 교회는 항상, 어디에서나,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을 우리의 희망이라고 선포해야 한다”고 설명돼 있다. 교황은 희년을 선포하던 저녁 기도회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근거를 두고 있다”면서 “다가올 희년 동안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희망을 기뻐하고, 숙고하고, 온 세상에 선포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희년 축제를 준비하면서 보내고 있는 올해 기도의 해 기간에 너무나 많은 절망으로 가득 찬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그리스도에게 우리의 마음을 올려 드리자”며 “희망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심각하게 상처받고 망가진 피조물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하지만, 특히 “오직 ‘지금, 여기’의 일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과 개인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근심과 두려움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희년을 선언한 칙서에는 2025년이 325년 5월에 시작된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교회일치에 힘쓰는 기간이 돼야 한다는 점도 언급돼 있다. 칙서에는 가톨릭교회와 가톨릭신자들이 희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주로 다뤄져 있지만, 교황은 “희년 축제에 타 그리스도교 교회와 공동체들의 참여,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의 재조명을 원한다”고 밝혔다. 니케아공의회에서 채택된 신경은 모든 교회가 일치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 제27회 시상식이 5월 9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김탁환 소설가가 「사랑과 혁명 1·2·3」(2023, 해냄)으로 본상을, 김재홍(요한 사도) 시인이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2022, 여우난골)로 작품상을 받았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 작품상에는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됐다. 「사랑과 혁명 1·2·3」은 1827년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 옥사인 정해박해를 다룬 소설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 사랑 없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깊은 질문 앞에서 의미심장한 성찰과 모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는 현대 인간의 존재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적 탐색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올해 한국가톨릭문학상 심사는 김산춘 신부(요한·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구중서(베네딕토) 문학평론가, 신달자(엘리사벳) 시인, 구자명(임마쿨라타) 소설가, 우찬제(프란치스코)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김탁환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영성과 노동을 소중히 여기며 마을 소설가로 살아가려는 제게 한국가톨릭문학상은 큰 격려”라고 말했다. 김재홍 시인은 “하느님께서 저를 부려 한 알의 소금 알갱이가 되는 시를 주실 때까지 기도하고 기도하겠다”고 했다. 시상식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성준 신부, 우리은행 김범석 국내 영업부문장을 비롯한 교회 내외 인사들과 문화출판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오늘날과 같이 물질주의와 극도의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문학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소외, 세상과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도록 돕는다”며 “글을 쓰는 분들, 특히 문학 하는 이들이 현대의 사라져가는 가치들 또 이뤄내야 하는 가치들을 지켜내는 분들이기에 보편적 가치와 변함없는 희망을 던져주는 오늘 수상작들의 문학적 성취에 경탄하며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성준 신부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가톨릭신문사는 우리은행과 함께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위상을 키우며 이 세상에 평화를 널리 전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히고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더 큰 등불이 되어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후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1998년 가톨리시즘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앙과 삶의 가치를 문학 작품으로 구현한 문인들을 발굴하고 그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은행은 이런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사랑을 구하는 길은 참 외로운 길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길이지. 이제 진짜 주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네.” 사랑을 실천하고 하느님 곁으로 돌아간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목소리가 지난 2019년 뮤지컬 ‘밥처럼 옹기처럼’ 무대 위에서 재현됐다. 공연 후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김수환 추기경을 다시 만난 것 같아 감동이었다”고, 고인을 알지 못했던 이들은 “추기경님을 알게 돼 유익하고 흥미로웠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무대 위에서 살아난 가톨릭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교회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문화의 시대, 교회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만나야 할까. 공연예술 특히 연극과 뮤지컬 등 무대 위에서 대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장르는 인물이나 가톨릭적 가치를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복음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사랑, 나눔, 용서 등 추상적인 가치를 눈에 보이는 실체로 무대 위에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은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전달하는데 용이하다. 하지만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부족과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공연 시장의 더딘 회복세가 맞물려 공연예술을 통한 가톨릭 홍보의 현주소는 안갯속이다. 2019년 가톨릭 인물과 복음을 주제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과 연극은 일곱 작품에 달한다. 2021년에는 서울대교구 제작으로 김대건 신부를 주제로 한 거리극과 뮤지컬이 초연됐고, 당진문화재단의 댄스컬 ‘안드레아 김대건’이 앙코르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공연 시장이 잠시 활력을 얻었지만 2023년에는 음악극 ‘안중근의 고백’, ‘여걸 강완숙 골룸바’ 등 두 작품만이 신자들과 만났다. 올해는 본당으로 찾아가는 공연이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 안팎의 대중들에게 복음적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공연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가톨릭문화원 원장 박유진(바오로) 신부는 “복음 말씀을 미사 강론 중에 들어도 좋겠지만 예술적 수단을 통해 재현된 복음은 더욱 강력한 울림으로 우리에게 체험되는 효과가 있다”며 “가톨릭 인물뿐 아니라 사랑, 자비, 용서 등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화적 콘텐츠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교회가 공연예술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교구 산하로 활동하는 연극과 뮤지컬 단체는 서울대교구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전주교구 가톨릭예술단, 수원교구 앗숨도미네 등에 불과하다. 최근 발족한 수원교구 가톨릭연극인회를 더하면 4개 단체다. 반면 개신교는 1990년대부터 문화선교에 앞장선 결과 증언, 정미소, 달란트 연극마을, 디아코노스, 하늘연어 등 다양한 극단이 창단돼 뮤지컬과 연극으로 종교적 가치를 전하고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십계명을 토대로 한 연극 ‘동치미’는 복음 말씀을 현대사회와 연결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정의 중요성을 전하며 16년째 사랑받고 있다. 공연예술 분야에서 대중성을 확보한 개신교의 사례는 가톨릭의 문화 콘텐츠가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가톨릭 문화의 확장은 복음화의 확산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박유진 신부는 “26년간 문화 사목을 하며 크게 공감하고 있는 것은 가톨릭의 문화적, 인적 자산이 풍부하다는 것”이라며 “문화적 영향력이 중요한 시대를 사는 교회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려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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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탐욕으로 갯벌 생물 떼죽음…"죄책감 들었다"

개발을 위해 바닷물의 유입을 막아 검게 변한 수라 갯벌에는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을 비롯해 삵, 너구리, 도요물떼새 등 동물들의 발자국이 가득했다. 인간의 탐욕으로 망가진 자연 앞에서 한국 교회 주교들은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공동의 집을 보존해야 하는 사명을 되새겼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2024년 생태환경위원회 주교 현장 체험으로 4월 30일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갯벌을 탐방했다. 체험에는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아빠스를 비롯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원주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가 참석했다. 경제개발을 이유로 2007년 12월 27일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전북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에 걸쳐 33.9km에 달하는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됐다. 1991년 착공 당시에는 수자원 확보 및 침수 피해 방지가 목적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재생 에너지 단지, 스마트 수변 도시 등 각종 경제개발 계획이 가속화되면서 새만금호의 해수 유통이 제한됐다. 해수 유통을 확대하면 개발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배수갑문을 통해 민물과 바닷물이 오가야 생태계가 복원되고 수질이 개선된다. 하지만 숨통이 막힌 새만금호는 죽음의 땅이 됐다. 해수와 담수가 층을 이뤄 산소가 이동할 수 없는 염분성층화 현상으로 생물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다. 새만금에서는 갯벌을 터전으로 삼았던 수많은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거나 어패류가 집단으로 폐사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2024년 생태환경위원회 주교 현장 체험으로 새만금을 결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갯벌 생태계 복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하는데 교회 공동체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교들은 물길을 막아놓은 신시·가력 배수갑문을 둘러본 뒤 새만금 갯벌로 향했다. 군산시 옥서면 옥봉리 인근에 위치한 새만금 갯벌은 수라 갯벌로도 불린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수 놓은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로 ‘수라’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이 아름다운 갯벌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부지로 지정돼 사라질 위기에 빠졌다. 40여 종의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 수라 갯벌에서 주교들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이 파괴한 자연의 아픔을 동시에 체험했다. 곳곳에 남아있는 여러 동물들의 발자국 아래로 오염돼 검게 변한 펄이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내버려 뒀다면 모두의 생명을 살렸을 자연은 오염물질과 악취를 내뿜으며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해 있었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을 바라보며 주교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갯벌을 걸으며 현장 체험을 마무리했다. 박현동 아빠스는 “생각보다 더 넓은 갯벌이 해수가 온전히 오가지 못해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며 심각성을 체감했다”며 “30년 넘게 이어진 간척사업에서 경제개발과 자연보전을 모두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갯벌을 보존하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방향이 아닌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갯벌과 자연을 썩어들어가게 만든 지금의 방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경제발전에 희망을 걸고 있는 도민들과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는 환경시민단체의 입장이 상충되는 어려운 문제 속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통일에 관심 갖도록 교회가 이끌어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평화나눔연구소(소장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주관으로 5월 3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층에서 연구소 창립 9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한반도 평화 실현 방안을 찾았다. ‘한반도 분단 극복과 화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제1세션 ‘한반도 분단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 제2세션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로 구성됐다. 제1세션 제1발표 ‘한반도 분단이 우리 정치 지형에 미치는 영향’을 맡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한반도 분단체제는 갈수록 군사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유사시 무력 통일론’이 강하게 똬리를 틀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유사시 무력통일론’을 고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1세션 제2발표는 평화나눔연구소 남경우(펠릭스) 박사가 ‘한반도 분단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맡았다. 남경우 박사는 “군사쿠데타 이후 들어선 정권들은 반공주의를 통치 전략으로 활용했다”며 “반공주의가 국민과 ‘비국민’을 구분하는 일종의 필터로서 작동한 것으로서, 이러한 과정을 경험한 국민들은 비국민으로 선별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단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바뀌고 있어 과거의 것으로 취급될 뿐, 지금도 우리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박사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분단에 연결돼 있는, 북한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베드로) 교수는 제2세션 발표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서 한반도의 분열과 대립 상황은 과거 냉전 구도의 핵심을 형성했던 이념 갈등을 특징으로 한다고 분석한 뒤 “한국교회는 인도적 차원과 동시에 그리스도적 사랑의 실천과 민족적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대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단은 분명 교회의 가장 큰 십자가이자 극복돼야 할 과제이고,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나은 평화 정착, 화해와 일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정세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가 남북 화해와 일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로 특히 교회 내 청년들이 통일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에 대한 전체 교회 차원의 북한 이해, 화해와 일치 증진, 이에 기반한 복음화 전략 등을 담은 중장기적인 교회의 청사진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구체적으로, “남북 관계가 완전히 막혀 있는 현재 상황에서 남한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교회가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도우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년들 몸과 마음 온기로 가득차길”

청년들이 3000원으로 김치찌개 식사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식당 ‘청년밥상빨라우’가 인천 인하대학교 후문 거리에 개업했다. 식당은 재속 전교 가르멜회와 전교 가르멜 수녀회가 운영한다. 청년빨라우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혜숙 제르투르다, 이하 협동조합)은 5월 4일 인천 미추홀구 경인남길30번길 39 현지에서 ‘청년밥상빨라우’(이하 청년빨라우) 인하대점 개점 축복미사를 봉헌했다. 재속회원들과 수녀들은 청년빨라우가 인천의 취약계층 청년들이 양질의 식사를 하고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사랑의 터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이날 미사를 봉헌했다. 재속 전교 가르멜회(회장 김지연 테클라·지도 심종미 젬마 수녀)는 수녀회·재속회 설립자인 복자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의 영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청년빨라우 개점을 추진했다. “교회가 무한히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선포한다”는 빨라우 신부의 사명에 따라,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들에게 교회의 아름다움을 선포하는 곳이 되도록 지난해 식당을 사도직 사업으로 결정했다. 여러 사업 중에서도 식사 지원 사업으로 결정한 건 청년들이 최소한 밥만큼은 차별 없이 배불리 먹을 수 있길 바라서다. 스스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느라 즉석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종종 그마저도 거르는 청년들에게 ‘어머니처럼 품어주는 교회를 알려주려는’ 진심이다. 재속회원들은 지난해 청년밥상 문간(이하 청년문간) 이사장 이문수 신부(가브리엘·글라렛 선교 수도회)로부터 운영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자문을 구했다. 청년문간에서 현장실습 및 봉사를 하고, 청년문간 여러 지점을 방문하며 공익성과 비영리성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는 구체적 노하우를 익혔다. 또 어려운 청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장소도 특별히 대학가인 인하대학교 후문 거리로 선정했다. 메뉴와 가격도 청년문간과 같이 구성했다. 김치찌개(3000원) 단일 메뉴이며 공기밥은 무한 리필이다. 미사는 인천 용현동본당 주임 송기철(이사악) 신부가 주례하고 이문수 신부 등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이 신부는 축사에서 “청년빨라우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청년들이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온기로 채우고 갈 수 있도록 많이 헌신하고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강론을 통해 “빨라우 신부님처럼 활동 전에 관상을, 일하기 전에 침묵과 고독을 동반해 마르지 않는 사랑의 힘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청년빨라우는 5월 7일부터 정상 영업한다. 개점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다. ※ 문의 032-212-1811, 010-3181-1811 청년밥상빨라우 인하대점

종합

“벽돌 하나하나 직접 쌓아올린 본당 일치의 상징”

지난해 신설된 인천교구 아라동본당(주임 김민중 안드레아 신부) 신자들은 “직접 성당을 짓지는 못해도 성모당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공동체적 사랑을 모아 손수 성모당을 만들었다. 성모당 축복식은 5월 4일 성모의 밤 행사에서 열렸다. 신자들이 직접 벽돌을 쌓고 크고 작은 봉헌으로 조성한 성모당은 서로 격려하는 본당 공동체의 돈독한 관계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1년 만에 새 성당의 모든 건축 공사를 마친 본당은 본격적으로 새 성당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앞두고 성모당을 조성했다. 성모동산과 같은 공간이 마련돼 신자들이 머물면서 차분하게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길 바라는 주임 김민중 신부의 뜻도 있었지만, 건축비도 절감하고 공동체 화합까지 도모하는 계기로 신자들이 직접 성모당 건축에 정성을 보탰다. 특히 남성 신자들의 역할이 컸다. 건설사 현장소장이었거나 목공, 조적(組積) 경험이 있는 남성 신자들을 주축으로 남성 봉사자 및 성인 복사단이 직접 건축에 착수했다. 동영상을 찾아보며 벽돌 쌓는 공부를 해야 했고, 잘못 쌓으면 철거하고 다시 쌓아야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푸집을 만들면 이어서 벽돌을 올리는 작업이 이어졌다. 주말에도 성당에 출근하다시피 해야 했고, 공휴일에도 함께 벽돌을 쌓았다. 같이 몸을 움직일 수는 없어도 격려하고 응원하는 교우들의 정성은 피로를 싹 가시게 했다. “‘형제들의 수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없다’며 소소한 간식을 지원해 주는 등 본당 공동체의 마음에 없던 힘도 다시 생겨나는 것 같다”고 남성 신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성모당을 만들며 본당 공동체의 신앙도 깊어졌다. 주일미사 참례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옛날과 달리 시간을 내어 몸과 마음으로 신앙을 실천하고, 작은 희생을 통해 느끼는 보람에 눈떴다. 성인 복사단 윤상일(프란치스코) 단원은 “교우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협동하고, 힘든 일을 나누며 땀을 흘리는 경험이 신앙생활을 더욱 성숙하게 이끌었다”며 “신앙 안에서 굳건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가 돼가고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서로를 위해 헌신과 봉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본당 신자들의 유별난 공동체 사랑으로 성모당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본당 단합의 상징과도 같은 성모당을 보며 신자들이 앞으로도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며 아름다운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 수궁동본당 첫영성체반 명동대성당 성지순례

서울 수궁동본당(주임 임동국 라우렌시오 신부) 첫영성체반 어린이들이 5월 4일 주교좌명동대성에서 ‘2024년 첫영성체 가족 성지순례’를 하며 신앙심을 키웠다. 이번 가족 성지순례에는 수궁동본당 첫영성체 교리반 초등학생 9명과 부모, 임동국 주임신부, 주일학교 교사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를 주제로 진행된 성지순례는 한국교회의 중심지이자 순교자 유해가 모셔진 명동대성당을 방문함으로써 첫영성체반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성심껏 모시는 신앙인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했다. 명동대성당 지하성당 순교자 유해 앞에서 기도를 바친 어린이들은 서울대교구청 로비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도 예방했다. 정 대주교는 어린이들에게 첫영성체를 앞둔 소감을 물은 뒤 “하느님 말씀은 성경을 읽으면서 접할 수 있지만 부모님 말씀을 통해서도 여러분에게 전해진다"며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어린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첫영성체를 준비하고 있는 박윤경(마리아·초등학교 5학년)양은 “대주교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떨렸다”며 “대주교님께서 편지를 기쁘게 받으시면 좋겠고 또 뵙고 싶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이후 서울대교구 역사관 관람,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박물관 등을 찾았다. 수궁동본당 첫영성체반은 6월 1일 첫영성체를 한다.

광주대교구 흑산성당 선교사의 집·묵상의 집 축복

광주대교구는 5월 4일 흑산성당(주임 유창훈 요셉 신부) 선교사의 집과 묵상의 집 축복식을 열었다. 축복식에는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와 전임 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서삼석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례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앞으로 광주대교구는 흑산본당이 발전하도록 도울 것이며, 문화적인 가치들이 잘 유지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우리 교우들뿐만 아니라 흑산도를 찾는 모든 분이 행복한 순례 그리고 행복한 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용욱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은 축사에서 “선교사의 집과 묵상의 집이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돼 흑산도를 찾는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만족도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선교사의 집, 묵상의 집뿐만 아니라 흑산도가 K-관광섬,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교사의 집은 대지면적 9894㎡에 2층 건축물로 1층은 198㎡, 2층은 129㎡ 총 건축면적 328㎡로 신축됐다. 묵상의 집은 각 동 2층 건축물이며 1층 42㎡, 2층 18㎡로 총 10동이 흑산도와 흑산성당을 찾는 순례자들의 피정 연수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흑산도는 신유박해로 유배된 손암 정약전(안드레아·1758~1816)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교구는 신안군과 함께 ‘정약전 평화의 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